in re incerta

모든 주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본문

모든 주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primolevi 2024. 11. 7. 23:30

퍼거슨은 이모와 이모부가 아기와 관련한 일에 착수해서 얼른 그를 위해 꼬마 사촌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상상 속 형제는 결국 한계가 있었고, 어쩌면 에들러 집안의 사촌은 <거의-남동생>, 혹은 아쉬운 대로 <거의-여동생> 비슷한 뭔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몇 달 동안 그는 그런 발표를 기다렸고, 매일 아침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와 밀드러드 이모가 아기를 낳을 거라고 이야기해 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때 무슨 일이 생겼고, 예상치 못한 그 불행 때문에 퍼거슨이 조심스럽게 세운 계획은 모두 엎어지고 말았다. 이모와 이모부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로 이사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거기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살면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했고, 그 말은 두 사람이 그를 위해 사촌을 한 명 만들어 준대도 그 사촌이 <거의-남동생>이 될 일은 절대로 없을 거라는 뜻이었다. 남동생이나 <거의-남동생>이라면 반드시 근처에, 이상적으로는 같은 집에 살아야 했다. 어머니가 미국 지도를 꺼내 캘리포니아주의 위치를 알려 줬을 때, 그는 너무 상심한 나머지 오하이오주, 캔자스주, 유타주를 비롯해 뉴저지주와 태평양 사이에 있는 모든 주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약 4천 8백 킬로미터. 불가능한 거리였고, 너무 멀어서 거의 다른 나라, 다른 세계 같았다. 

『4 3 2 1』 제1권,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