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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re incerta
감기 본문
일요일에 아마 학원에 갈 때부터였나 목이 안 좋았다. 수업을 하는 동안에는 편도가 실시간으로 더 심하게 붓고 있는 게 느껴졌다.
월요일에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은 "뜨거운 물은 안 좋으니 찬물을 마시세요."라고 했다.
나는 "찬물이요???"라고 반문했다. 찬 게 낫다니... 오늘도 나의 세상이 조금 허물어졌다.
저 말을 믿어도 될까 고민하다 결국 차가운 바닐라라떼를 골랐다.
화요일은 테니스 코치님과의 마지막 수업이었고,
(날짜는 왜 수요일이 아니라 화요일이 되어버렸냐 하면,
화요일도 괜찮다고 했더니
입덧이 심한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해서,
하기에 더더욱 레슨을 다시 수요일 등으로 미루기는 어려워서 감기를 달고 그냥 했더니)
몸이 한층 안 좋아졌다. 안 좋을 땐 푹 쉽시다. 이번엔 좀 어려웠지만.
조카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면서 내 책도 몇 권을 샀고,
2025년에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온다 리쿠의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가 되었다.
예전에 읽은 『삼월은 붉은 구렁은』이 꽤 괜찮았기 때문에 온다 리쿠 책을 계속 이것저것 들여다보긴 하는데,
번번이 실패다. 감당이 안 되는 정서다. 엘리트 무용 학교 아이들 이야기를 다룬 『스프링』은 읽다가 말았고,
한 학교 학생들 전체가 24시간 동안 함께 걷는 보행제 이야기를 다룬 『밤의 피크닉』도 읽다가 너무 지루해서 멈췄다.
'쟤가 날 미워하지 않을까? 아니 근데 생각해 보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가 그걸 왜 신경쓰고 있어야 하는지 화나네?!'
하는 식의, 별로 궁금하지 않은 청소년적 자의식을 계속 지켜보고 있어야 해서 답답했고, 어쨌거나 뒤에 가면 결국 뭔가 사건이 터지겠지 하는 심정으로 책장을 약 먹듯이 빨리빨리 넘겨 버리다가, 이렇게 읽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결국 접어버렸던 것이다.
기숙학교에서 일어난 미스터리를 다룬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는 다 읽긴 했지만, 다 읽음으로써 오히려
온다 리쿠 책은 이제 그만 사도 되겠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다 너무 뛰어나게 재능 있거나, 아름답거나, 한 것에서 출발하는데, 그런 부담을 안고 더 미묘하고 섬세한 지점까지 갈 수 있다면 모르겠으나,
약간 아이돌 전시장 같은 것에서 그치는 느낌이다. 아니 원래 그런 게 의도였을지도...
새해 첫날부터 악담을 퍼붓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