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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re incerta
내 식의 고향친정 쪽은 휴전선 이북이고, 시댁 쪽은 대대로 서울에서도 사대문 안을 벗어나서 살아본 적이 없다는 걸 은근히 으스대는 서울 토박이라 명절이 돼도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다. 금년엔 좀 덜했지만 추석 때마다 전국의 도로란 도로가 엄청나게 정체하는 광경을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돌아갈 곳이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마음으로부터 그렇게 생각했고, 아이들한테까지 그것으로 생색을 내곤 했다. 마치 집 없는 거지가 남의 집 불타는 걸 고소하게 구경하면서 제 자식들에게 "너희들은 집이 없어 불날 걱정 안 해도 좋으니 얼마나 좋으냐. 다 애비 덕인 줄 알아라" 했다는 옛날이야기 속의 거지 아범처럼 말이다. 마당에서 한때 하늘을 뒤덮을 듯이 무성하던 나무들이 작은 바람에도 우수수 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흙에서 ..
https://youtube.com/shorts/pul5QpHLEB0?si=ao-uhNoNfmcse7rt
머리말 우리는 축의 시대의 통찰을 넘어선 적이 없다 어느 세대나 자기 시대가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믿겠지만, 우리의 문제들은 특히 다루기가 어렵고 미래는 점점 불확실해지고 있다. 우리의 많은 난관 뒤에는 사실 더 깊은 정신적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20세기에 우리는 전례 없는 규모로 폭력이 분출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서로 해치고 상처를 내는 능력을 우리가 이룬 특별한 경제적·과학적 진보에 뒤처지지 않고 함께 발전해 왔다. 우리에게는 호전성을 제어하여 안전하고 적절한 테두리 안에 가두어 둘 지혜가 부족한 것 같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첫 원자폭탄은 현대 문화의 찬란한 성취 한복판에서 허무주의적 자기 파괴의 현장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제 우리는 땅을 성스럽게 여기지 않고 단순하게 ..
79-81 "혹시 잘 때 어금니를 꽉 물고 자는 버릇이 있나요?" 치과 의사 선생님은, 무방비로 입을 벌리고 있는 내게 물었다. 가끔 자고 일어나면 턱이 아플 때가 많고, 꿈에서 주먹다짐을 했나 싶을 때도 있고, 같이 사는 동생의 목격담에 의하면 끙끙 앓는 소리를 잘 낸다고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자면서도 무엇을 견디느라 나는 힘을 꽉 쥐고 있었던 것일까. 종종 몸이 느슨해질 정도로 쉬면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지곤 했다. ... 등단하고 1년이 채 되지 않았을 무렵, 자취하던 집 근처의 식당에서 우연히 선배 시인을 만난 적 있었다. 선배는 나의 안부를 이것저것 묻다가, 그해 등단한 시인들을 조명하는 앤솔로지 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거기에는 내 시가 수록되지 않고 같이 등단한 다른 시인의 시가 실리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