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Two Door Cinema Club
- mint julep
- 9와 숫자들
- M83
- radiohead
- death cab for cutie
-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
- Kent
- Beach House
- taijin kyofusho
- winter song
- arab strap
- lucy dacus
- Adele
- Daft Punk
- dry the river
- sleepy.ab
- fer isella
- 전자양
- b. fleischmann
- AIR
- Goldmund
- 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 9와숫자들
- Helios
- mooncake
- 김사월
- きのこ帝国
- antlers
- peacock tail
- Today
- Total
목록전체 글 (290)
in re incerta
3. 이영도의 『오버 더 초이스』를 읽고 있다. 휴가 차 부산에 갔다가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서 『오버 더 호라이즌』과 나란히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 사실 나는 다른 곳을 보고 있었는데, 친구가 발견해서 알려 주었다. 네가 좋아하는 작가 아니냐고. 그래도 그런 친구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밤새 읽고 싶은데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생각해 보면 어릴 적부터 내 진정한 꿈은 독서가였는데. 4. 친구네는 '부산 풀코스' 운운할 정도가 되지 못했다. 그네들도 이사 온 지 반 년쯤 되는 풋내기 부산 시민인 데다, 애초에 둘 다 맛집 탐방 같은 걸 하고 다닐 위인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정을 뻔히 아는데도 먹고 싶은 게 뭐냐고 큰소리를 땅땅 친다. 말하면 데리고 갈 데도 딱히 없으면서. ..
처음 한 논문 투고에서 '종합 게재불가' 판정이란 걸 받았다. 등급이 넷(A. 게재가, B. 수정 후 게재가, C. 수정 후 재투고, D. 게재불가)인데, A가 하나, D가 둘. 평가가 극단이다. 두 D 심사지 너머로 무언가 한심해하는 듯한 인상이 느껴져 자꾸 욱하게 된다. 요지는 이미 많이 다루어진 주제고 독창적인 게 없는 데다 요약∙정리에 그쳐 학계에 기여하는 바 없다는 것이다. 나는 잘 동의가 안 된다. 누구를 비판하기 전에 자비의 원칙에 입각해 일단 잘 이해해 보겠노라고 하면 왜 비판이 없냐고 꾸짖는다. 그런데 심지어 적진에 있는 사람들도 존중을 바치는 대가들의 중요하고 어려운 논문 지금까지 학계에서 우리말로 잘 요약하고 정리했나. 저쪽의 힘이 어디 있는지 다 알아서 그렇게 함부로 비판도 하고 대..
카페에서 노래가 나와서 어! 9와 숫자들이다 했는데, 아니, 잔나비잖아 하더라? 잔나비가 뭐야 했네. 시대가 바뀌었군. 어쨌거나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들으면 당찬 마음을 담아 언니~ 언니~ 하고 후렴의 코러스를 따라 부르게 된다.
자는데 무언가 톡 하고 침대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무시할 만한 소리여서 무시하고 잤는데, 어느 순간 은근히 잠이 달아났다. 계속 잘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악의적인 장난에 속은 기분으로 깨서 시계를 확인해 보니 새벽 2시 반이다. 취침 시간이 자꾸 늦어지는 중이었다. 침대에 누워서도 자꾸 생각이 연기처럼 솟아오르고 꼬리를 물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은 이 불면의 연쇄를 끊을 만한 날이었다. 여느 날처럼 새벽 5시가 넘어 창밖이 희뿌예질 때쯤 잠들었지만, 8시 반에는 일어났고, 아침부터 누나와 이케아에 갔고, 다녀 와서는 바로 학원에 가서 청소를 했고, 책을 만들었고, 끝나자 또 바로 누나네에 갔고, 조카들과 놀았고, 사돈이 해주신 저녁을 먹으면서 맥주를 마셨고, 집에 돌아와서 10시 ..
1. 「네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의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는 인간과 외계인의 조우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에서 외계인들의 우주선은 지구 궤도상에 느닷없이 출현하였고, 반원형 거울처럼 보이는 거대한 인공물들이 전 세계 지표면 위에 총 백열두 개나 나타났다. 그것들은 외계인과 지구인 사이의 쌍방향 통신을 위한 장치였고, 사람들은 그것들에 "체경looking glass"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체경이 활성화되면 그 너머로 방 하나가 보였고, 이어 방문을 열고 외계인들이 등장하였다. 그들은 음성언어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정부와 군 당국은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고, 결국 언어학자 한 사람과 물리학자 한 사람으로 이루어진 팀을 각 체경마다 파견하여 외계인과의 의사소통을 시도하게 했다. 소설의..
스티븐 킹, 『고도에서』 전서희 옮김. 황금가지. p.95 "... 먹은 지방이 전부 콜레스테롤 수치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지만 스콧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 신념이 있었다. 그의 몸은 벨트 위로 거짓말처럼 나와 있는 뱃살을 제외하면 생애 최고의 상태였다. 기분 또한 노라 케넌과의 교제가 한창이던 시절보다 좋았다." 스콧 캐넌에게 일생일대의 좋은 기분을 이야기하는 데 기준점이 되는 것은 전 부인 "노라 캐넌과의 교제가 한창이던 시절"이다. 끝이 난 관계에 가해질 법한 의식적/무의식적 가치 삭감의 위협을 넘어, (비록 이제는 그렇지 않을지라도)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최고였노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주는 '그 시절'에 대한 확고한 감각이 갑자기 나를 붕 뜨게 만들었다.